종편에서 강철부대3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대한민국의 탑티어급 특수부대들이 나와서 미션을 수행하고 우열을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몇 년 전 강철부대1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었기에 더욱 관심이 갔었다.
특수부대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이라면 대부분의 부대 이름이 생소할 것이다.
UDT, UDU, HID, 707...등등
이번 강철부대3는 미 특수부대(그린베레, NAVY/SEAL)까지 팀을 짜서 나와서 더 흥미 진지했다.
여러 특수부대가 있지만 그중에서 UDT 를 정말 좋아한다.
예전 유튜브에서 "가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에 UDT 전역자들이 교관으로 나온 걸 봤었는데
훈련병들을 체력 및 정신적으로 극한으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훈련시켰지만
훈련에서 탈락하고 슬퍼하는 훈련병들에게 가서는 따뜻한 말과 위로를 하는걸 보고 마음은 참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UDT만의 끌리는 매력이 있다.
요새 매체에 많이 나오는 육준서, 덱스, 에이전트H 모두 UDT 출신이다.
이번 강철부대3의 4강 토너먼트에서 UDT(해군 특수전전단)는 707(특수임무단-육군 특수전사령부의 직할 특수부대)과 맞붙었다.
UDT(해군 특수전전단)의 주 무대인 해상에서 말이다.
당연히 UDT가 이길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UDT대원중 한 명의 부상으로 인해 707에게 패배했다.
미션 수행 후 Master 최영재가 707과 UDT 부대원을 앞에 두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4강 토너먼트 300Kg 보급 행군에서 패배한 UDT는 최종 탈락했습니다."
자신들의 주 무대인 해상 미션에서 패배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UDT의 막내 이한준 대원은 끝내 눈물을 보인다.
자신의 발목 부상으로 인해 팀이 패배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미안함의 눈물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한준 대원은 "자신이 존경하던 부대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상입니다."를 말하며 울먹거렸다.
그리고 정종현 대원의 소감을 듣는 순간 또 한번 울컥했다.
"너무 아쉽습니다. 아쉬운게 져서 아쉬운것보다 앞으로 이 팀원들과 함께 다시 싸울수 없다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그리고 경백팀장님, 정준호 대위님, 한준이랑 같이 싸울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그리고 마지막 까지 이렇게 파이팅있게 함께해온 우리의 추억에 감사합니다. " 이 말을 하며 정종현 대원은 한참을 울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이한준 대원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사실 지금까지 해온 미션을 보면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만으로도 힘든 상황들을 모두 헤쳐 나온 인간계 이상의 사람들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힘든 표정 하나 없이 미션을 잘 수행해왔는데 마지막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이제 탈락해서 더 이상 미션을 수행할 수 없이 흩어져야 하는 상황에 정종현 대원이 한 말이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져서 아쉬운 것이 아니라 이 팀원들과 함께 다시 싸울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마지막 순간 김경백 팀장이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한다.
"고생했다. 나는 너희를 교육하기도 했지만 팀장으로서 그만큼 역할을 못해준 것 같아서 미안하다.."
실제 현역 UDT 복무할 때 김경백 팀장은 같은 팀원 이한준, 이정준, 정종현을 모두 교육한 교관이었다.
하늘처럼 높은 그 교관이 부대원을 붙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쉬웠을까?
김경백 팀장의 말을 들은 정종현 대원은 "절대 아닙니다. 팀장님이 있었으니 이 팀이 있는 겁니다."라는 말을 전한다.
UDT는 자신들의 주 무대 해상! 가장 빛나는 그곳에서 패배라는 어둠을 보았다.
그런데 팀원들의 말과 행동에서 어둠을 극복하는 빛을 보았다.
그리고 결승에 올라간 707은 결승 미션인 "대테러 연합작전"에서 HID(육군 첩보부대)에게 패하고 만다.
사실 707은 국내 탑티어 대테러부대이다.
자신들이 UDT의 주 무대인 해상에서 어둠을 빛으로 극복하고 올라왔는데
결승에서는 역으로 빛이 어둠으로 바뀌는 걸 경험하게 되었다.
미션 결과 발표 후 707도 소감을 말하는 장면에서 홍범석 팀장도 눈물을 보였다.
정말 강인한 사람이었는데, 팀원들을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잘 이끌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팀장의 눈물에 다른 팀원들도 눈물을 보였다.
참 마음이 아팠다.
인생사가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내가 즐거우면 반대로 슬퍼할 사람도 생길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항상 겸손하고 주변을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우리나라는 종전 국가가 아니다.
현재 휴전 중이다. 말 그대로 잠시 전쟁을 쉬고 있을 뿐이다.
언제 다시 6.25와 같은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우리가 어둠이 아닌 빛나는 세상 속에 살수 있다는 건,
또 다른 누군가는 어둠 속에서 희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청춘을 바쳐 가족, 친구, 이 나라를 지키고 있는 젊은이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다.
빛이 있다는 건, 어딘가 어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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