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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

세상은 생각보다 많이 좁다.

by 매일 글 한개 2024. 2. 6.
매일글한개

 

살아가면서 느끼는 건 세상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넓다고 생각하는데 살아보면 정말 좁은 게 세상이다.
왜냐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연유로 누군가를 다시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생각하면 세상의 네트워크는 그리 좁다고 느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런데 가정을 꾸리거나, 부모나 형제, 자식, 그리고 친구, 지인들과 연결이 되는 경우 세상의 네트워크는 넓어지면서그만큼 더 좁아지기도 한다.

이건 실제 내가 겪은 일이다.

대학시절에 학교 갔다가 지하철에서 내려서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내가 가는 방향의 앞에 무거운 짐을 들고 힘들어하시는 아주머니가 계셨다.
그 시절 남는 게 힘이었고, 힘든 사람을 보면 도와드려야 한다는 부모님 말씀도 듣고 자랐던 터라
아주머니께 제가 짐을 대신 들어드려도 되겠냐고 말씀드렸다.
아주머니는 젊은이 힘든데 괜찮다고 한사코 만류하셨지만 괜찮다고 바쁜 일도 없다고 말씀드리고 짐을 들어드렸다.
그런데 역 주변에 많고 많은 아파트 단지 중에서 그 아주머니는 내가 사는 아파트 뒷동에 사셨다.
아주머니께 방향도 같다고 저는 그 아파트 앞 동에 산다고 말씀드리고 아주머니가 사시는 뒷동까지 짐을 들어다 드렸다.
아주머니께서 정말 고맙다고 몇 번을 말씀하시고 그런데 몇 호에 사냐고 하셔서 몇 동 몇 호라고 말씀드렸었다.
그리고 그 일을 잊고 지냈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너 며칠 전에 뒷동에 어느 아주머니 짐을 들어다 드렸냐고 그러셔서 맞는다고 했더니 그분이 어머니 지인의 아시는 분이라고 하셨다.
내가 짐을 들어드렸던 그분이 OOO동 OOOO 호 아들 정말 착하다고 무거운 짐을 역에서부터 집 앞까지 들어다 주었다고 그분 지인한테 칭찬을 하셨는데 그 지인분이 또 어머니의 지인이었다.
그분이 아들 정말 잘 뒀다고 정말 고마웠었다고 몇 번을 칭찬을 하셨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어머니 말씀 참 안 듣는 아들이었는데, 괜히 쑥스러웠다.
아파트 살다 보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 윗집,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참 세상이 좁다는 걸 그때 또 한 번 느꼈었다.



그 일을 겪고 밖을 나가거나 할 때 내 행실에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와이프랑 둘이 살 때는 잘 몰랐는데, 아기가 태어나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로 애들이 진학하다 보니 아파트에 사는 거의 웬만한 사람들은 몇 다리 걸치면 다 알 수 있는 수준이 되더라.
세상 참 좁다.
구에서 운영하는 스포츠센터를 다니고 있는데 거기에서 만나는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도 몇 다리 거치니깐 또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더라.
같은 업종에 있거나 할 경우 정말 몇 다리 거치면 다 알 정도로 세상이 좁다는 걸 느낀다.
일을 하면서 이런 일은 더 비일비재하게 겪는다.

세상은 생각보다 많이 좁다.
내가 만났다가 헤어지는 사람들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날지 모른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세상이 좁다는 걸 가장 충격적으로 느꼈던 게 대학교 때 있었던 사건이다.

중학교 때부터 베스트 프렌드인 내 친구가 나랑은 다른 대학에 진학했고 거기서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었다.
대학교 때 사긴 그 친구를 나에게도 소개해 줘서 그 친구랑도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대학교 때 만난 그 친구가 자기가 아는 친한 형이 결혼을 하게 되어서 결혼식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신부가 그 친구의 전 여자친구였다는 것이다.
군대 가기 전까지 결혼까지 갈 거라고 믿었던 사이였는데, 
그 친구가 군대 간 후 그 여자친구는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었다.
고통스럽게 군 생활을 보내고 그렇게 몇 년이 흘러 겨우 마음 추스르고 대학 졸업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친한 형의 결혼식에서 그 여자친구를 대면한 것이다.
친구도 말문이 막혀서 너무 놀랐다고 한다.
내가 직접 그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친구만큼 그 여자친구는 또 얼마나 놀랐을까...
그 말을 전해 들었던 나도 그 친구 보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냐고 이게 현실에서나 가능한 일인지 믿기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당사자는 오죽했을까..
그 친구는 친했던 그 선배도 앞으로 연락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고 있는지는 감추려 해도 언젠간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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