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不惑)을 넘긴지 올해로 3년이 넘었다.
"시간 참 빠르다."
약관(弱冠)의 나이에 내가 쓴 글에도 위문장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쓴 저 말에 머리로 이해한 듯 말했지만 가슴으로는 공감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해와 공감이 모두 간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뒤돌아 보는 법도 쉬는 법도 없다.
지나고 뒤돌아보는 건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시간의 속도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달려가고 있는데 시간의 속도를 체감하지 못하다가
문득 지나간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시간의 속도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시간의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는 건 내 인생의 시간의 종착역으로 더욱 가까워지고 있음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약관의 나이에는 뒤돌아 본 시간의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았다면
불혹을 지난 지금의 나이에 뒤돌아 본 시간의 거리는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해되고 공감하지 못 했던 것들이 하나둘 공감이 가기 시작하는 나이에 접어들었다.
지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머리로 이해하려고 가슴으로 공감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었다.
어떤 경우에는 머리로 이해 가지 않고 가슴으로 공감되지 않아도 그런 나 자신을 나무라기 바빴다.
타인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하려고 '나'라는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다.
'나'란 존재에게 가장 이해와 공감을 받아야 하는 '나'는 그렇게 버려져 있었다.
오늘 '나'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없는 사람을 마주했다.
너무 가까운 곳에서...
마주해서는 안되는 같은 공간에서...
그 순간 내 머리는 바로 이해하고 가슴도 바로 공감했다.
이해와 공감은 내가 받아야 하는 순간이라고...
버려진 세상 속의 '나'에게 '내'가 손을 내밀었다.
빠르게 지나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억의 이곳저곳에 웅크려있던 방치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진심을 몰랐던 게 아니었다고...
그땐 너무 어려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기억 속 '나'에게 말해본다.
그리고 다친 나래를 치유해 줄 사람은 '나'란 것을, '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이해와 공감으로 나래를 치유하고 하늘 높이 나래를 펼치자.
여러분은 지금 자신에게 이해와 공감을 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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