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沒入)은 어떤 영역에서 깊이 파고들거나 빠진다는 뜻이다.
몰입의 몰은 (물에) 빠지다, 가라앉다의 뜻을 가지는 몰(沒) 자를 사용한다.
무엇인가에 고도의 집중을 할 때 우리는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물에 빠져서 가라앉듯이 서서히 그 생각에 잠겨든다는 것이다.
"난 무엇인가에 몰입해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몰입을 최소 한, 두 번 이상은 경험했다.
아니 어쩌면 최소 수백, 수천 번을 경험했거나 지금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무슨 기준으로 몰입을 했다는 걸 측정할 수 있을까?
그건 바로, 무엇인가를 한 뒤에 시계를 보는 것이다.
몰입을 하게 되면 시간의 흐름에 둔해지기 때문이다.
혹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게임을 하다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고 시계를 봤는데 1-2시간, 3-4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던 적 말이다.
내가 느낀 시간의 속도보다 실제 흘러간 시간의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면 그 순간 우리는 몰입을 했던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떠올려보면 몰입한 경험이 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30분도 안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2시간 30분이 넘는 영화가 끝났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북을 잠깐 본 것 같은데 어느새 1-2시간이 지나가 있었다."
"스마트폰 게임 또는 PC방에 가서 게임을 했는데 어느새 1-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그리고, 아주 드물긴 하겠지만
"저녁에 공부를 하다가 시계를 봤더니 새벽이 되어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퇴근시간이다."
이 모든 것이 몰입이다.
몰입은 깊게 오랜 시간 동안 일어나기도 하지만, 얕게 짧은 시간(10~30분) 동안 일어나기도 한다.
내가 가장 많이 몰입을 경험한 대상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이다.
컴퓨터 및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시계를 보다 깜짝 놀랐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10-20분 정도 지났나 하고 시계를 봤는데 1-2시간은 그냥 흘러가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 요새 아이들이 하는 말로 '시간 순삭(시간 순각 삭제)'을 당했다.
그런 순간의 몰입을 경험하고 난 뒤에는 엄청나게 큰 허무함이 밀려왔다.
이와 같이 몰입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양날의 검은 날이 양쪽에 있어서 잘 사용하면 공격에 많은 도움이 되지만, 서툴거나 잘못 사용할 경우 오히려 몸 쪽으로 나 있는 날에 내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몰입도 동일하다.
잘 사용할 경우 지루함 없이 '시간 순삭'을 일으켜줄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하루 24시간이란 절대적으로 정해진 시간의 일부를 '순삭(순간 삭제)'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몰입에는 좋은 몰입과 나쁜 몰입이 있다.
나쁜 몰입은 투자한 시간에 비해 나에게 이득으로 돌아오는 좋은 점이 아무것도 없는 몰입을 말한다.
바로 시간 때우기식 게임이나, 유튜브에서 보는 재미만 추구하는 영상들을 보면서 하는 몰입이 그렇다.
부득이하게 '시간 순삭'을 해야 할 때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럼 좋은 몰입은 어떤 게 있을까?
바로 내가 하고 있는 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거나, 학생의 경우 공부를 하면서 몰입하는 경우를 말한다.
꼭 이런 경우가 아니라도 몰입이 끝난 뒤 보람을 느끼고, 한 단계 더 발전된 자기 계발을 경험했다면 좋은 몰입에 속한다.
그리고 간혹 보람과 발전이 없더라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면 그건 좋은 몰입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는 몰입을 도와주는 너무 많은 도구가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PC...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들...
이 도구는 잘 사용하면 나를 발전시키고 잘 못 사용하면 나를 퇴보시킨다.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내가 무지한 영역의 지식을 찾고, 영상을 보며 나를 발전시킬 수 있지만,
자극적인 영상이나 무의미한 영상과 자료들은 오히려 나를 퇴화시키고 그런 영역으로 나를 더 몰입시키게 만든다.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PC와 같은 도구가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행히 우리안에는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몰입의 도구가 있다.
그건 바로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힘'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해내는 멀티태스킹(Multi Tasking)이 아니라 한 가지-싱글 태스킹(Single Tasking)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참고로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하고 있다면 몰입은 불가능하다.
유튜브를 보면서, 동시에 게임을 할 수는 없듯이 말이다.
이럴 경우 어느 하나에도 집중을 못 하기 때문에 어떤 것에도 몰입할 수가 없게 된다.
몰입은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 받은 능력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고통이나 지루함 없이 시간을 다스릴 수 있다.
몰입을 사용하는 주체는 자신이라는 걸 잊지 말고 어떻게 사용할지를 항상 생각하자.
처음엔 어려워도 그 몰입은 나의 생활에 선순환을 가져다줄 것이다.
"몰입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
'일상-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에 많은 눈이 내렸다. (0) | 2024.01.07 |
---|---|
수영을 시작한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1) | 2024.01.06 |
Happy New Year 2024! 해피 뉴 이어 202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 2024.01.01 |
12월 31일 한 해를 마무리하며... 굿바이 2023 (Good Bye 2023! adieu 2023!) (0) | 2023.12.31 |
좋은일을 하고도 왜 나쁜 생각이 머리를 맴돌까? (0) | 2023.12.31 |